물결
2015. 6. 13. 14:28ㆍexposure
윤중로 벚꽃 질 무렵 2
권경업
머무르리라 바라지 않았던, 강물은
스러지는 여린 벚꽃, 점점이
금침(衾枕) 고운 비단 꽃무늬처럼 품고 간다.
언젠가, 그대도
저 강물처럼 흘러가겠지만
힘겹게 그 모습 바라보다가
노을이 당산철교 아래를 적실 무렵
열화(熱火)처럼 끓어오르던 꽃잎
꽃비(花雨)로 흔들어 다 지운 야윈 손으로
내 또한 돌아서리라
그리고 다시 어느 꽃 질 무렵
아! 내게도 저런 그리움 있었네.
꽃그늘 아래의 고운 다짐들
하얗게 바래져 허튼 약속으로 남겨진,
저렇게 떠나보낸 그리움 있었다 하겠네
떨어진 벚꽃잎들이 바람과 물결에 의해 흐르며 그림을 그린다..